근대 과학은 여러 자연의 법칙과 원리를 밝혀 신비하고 위대한 자연을 측정과 계산이 가능하며 예측할 수 있는 일종의 거대한 '기계'로 바라보게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연은 만만한 존재가 아닙니다. 두꺼비의 습격은 그 한 예입니다.
1930년대 호주의 퀸즐랜드주에서는 사탕수수 농사를 망치는 '케인 비틀'이라는 딱정벌레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탕수수 두꺼비가 케인 비틀 퇴치에 효과적이라는 말에 정부 지원으로 두꺼비 102마리를 남아메리카에서 수입해 사탕수수 밭에 방생합니다. 사탕수수 두꺼비는 사탕수수에 기생하는 해충을 잡아먹고사는 동물이었습니다.
사탕수수 두꺼비는 케인 비틀 퇴치에 충실했고 실제로 이 해충은 사탕수수 두꺼비 도입 이후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두꺼비의 새 정착지인 호주는 먹잇감이 풍부한데다 개체수를 적절히 조정해줄 천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두꺼비는 엄청난 수로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리하여 사탕수수 두꺼비는 곤충과 갑각률, 작은 포유동물까지 잡아먹으며 호주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무법자로 등극합니다.
개체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비오는 날 몰려든 두꺼비 탓에 하수구가 막혀 역류하기도 했습니다. 두꺼비들이 자동차 도로 위에 빽빽하게 진을 쳐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자, 두꺼비 서식지 근처 도록에 두꺼비를 막는 안전망까지 세우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쯤 되자 호주 당국은 지난 2005년 약 100만 호주 달러를 투입해 '두꺼비 퇴치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이릅니다.
자연은 단일한 구성 요소가 단선적인 관계를 이루며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행위자가 복합적인 네트워크를 이루며 상호작용을 하며 영향을 주고받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에는 개별적 요소가 하나만 어그러지거나 문제를 일으켜도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연을 어그러뜨리거나 교란시키는 행위는 그래더 더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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